인디포리너 1 : 투쟁

나가노현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오시카무라의 풍경이 담긴 다큐멘터리다. 영화를 보고 있는 동안 오시카무라라는 지역은 문명과 단절된 기이한 장소가 아니란 생각이 들 정도로 외부 도시와의 교류나 풍경을 마주하기 어렵다. 또한 아름다운 계절 풍경과 자급자족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으로 인해 으로 소위 말하는 '힐링 영화'처럼 다가올지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마주하는 문제는 어디까지나 공동체의 생존과 독립이라는 문제다. 리니아 중앙 신칸센 공사로 인해 마을 사람들이 유지해온 자연과의 공존이 마을을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김명윤의 <오시카무라에 부는 바람>이 지닌 미덕은 마을 활동가들이 거주하는 내부의 시선에 뿌리를 두고 마을 바깥에 위치한 외부자의 시선을 고려한다는 데 있다. 이는 <깃발, 창공 파티>의 장윤미나 <낮은 목소리> 3부작의 변영주가 보여줬던 것과 유사하게, 공동체와 함께 동행해온 시간이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은연중에 묻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동행으로부터 만들어진 호의는 비단 연출자가 마을 사람들에게 갖는 감정 뿐 아니라 반대로 마을 사람들이 연출자에게 갖고 있는 감정으로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카메라를 든 연출자를 소개하며 피코트 교수가 "이 사람은 우리와 함께 하는 영화 감독이야"라 내뱉는 순간은 별다른 이유 없이 애틋함을 자아내는 순간이다. 뿐만 아니라 마을 공동체가 유지하는 전통 행사와 신칸센 반대 시위 장면, 사이먼 피코트 가족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의 생활 양식과 인터뷰 장면은 그 자체로 마을과 자연을 보존하기 위한 기록의 여정이다. 독립을 말하면서 어떻게 함께 공존할 수 있을 것인가. <오시카무라에 부는 바람>은 시의적절한 질문으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인디포리너2 : 노동

지난 2009년 서울인권영화제가 선보였던 아이작 아이시탄 감독의 <브루크만 여성 노동자>를 인디포럼 인디 포리너 섹션에서 다시 한 번 선보인다. 2001년 아르헨티나 디폴트(default) 선언 이후 전례없는 실업과 임금 체불문제가 발생하자, 노동자들은 이례적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한다. 이 영화는 파업의 순간뿐 아니라 노동자가 직접 생산 주체로 변하는 과정을 그린다는 데서 특별하다. 영화 속 채증 영상에 등장하는 대규모 시위 장면이나 회사 점거 상황, 혹은 고단한 노동 환경이 보여주는 바는 이러한 노동조합이 긴박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 설립되었음을 감지하게끔 한다. 여기서 영화는 노동자 간의 결속과 독립, 그리고 주체적인 선택은 가능한가란 문제를 던진다. <브루크만 여성 노동자>가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바로 노동자의 주체성이 어떻게 형성되어가는지를 구체적인 과정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다. 부도난 회사를 노동조합이 직접 인수하는 과정을 비롯해 방직 노동자들이 직접 임금 문제와 생산과정을 결정하는 장면은 우리의 반성을 촉구하는 듯 하다. 오늘날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와 임금, 비정규직 고용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지금, 여성 노동자들이 모여 만들어낸 이 지난한 승리의 기록은 <브루크만 여성 노동자>가 다시 우리 앞에 중요한 선례임을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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